
일제강점기 당시 신사참배 반대 운동을 이끌다 순교한 소양(蘇羊) 주기철 목사(1897~1944)의 순교 82주기를 기리는 추모예배가 2026년 4월 12일 오후 3시, 국립서울현충원 독립유공자 묘역에서 엄수됐다.

서울산정현교회(담임 최종운 목사)가 주관한 이번 예배는 주기철 목사의 숭고한 순교 정신과 ‘일사각오(一死覺悟)’의 신앙 유산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되었다.

■ 성령에 매여 걸어가는 순교의 길
주안교회 주승중 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예배는 산정현교회 안수화 장로의 기도와 토브중창단의 특송 ‘두 렙돈’으로 이어졌다.

이날 설교를 맡은 최종운 목사는 사도행전 20장 22~24절을 본문으로 ‘성령에 매여 걸어가는 순교의 길’이라는 제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 목사는 “주기철 목사님은 결박과 환난이 기다리는 줄 알면서도 성령에 매여 예루살렘으로 향했던 바울처럼, 오직 주님을 향한 일사각오의 마음으로 가시밭길을 걸으셨다”며, “그분이 남긴 신앙의 정절이 오늘날 우리 삶의 이정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일사각오’의 삶, 82년의 울림
예배 중 낭독된 주기철 목사의 생애는 참석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1897년 경남 웅천에서 태어난 주 목사는 평양 산정현교회 부임 후,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 ‘국민의례’라는 미명 하에 타협하던 당시 종교계에 경종을 울렸다.

그는 생전 설교를 통해 다음과 같이 고백하며 신앙의 절개를 지켰다.
"주님은 나를 위하여 십자가에 달리셨습니다. 머리에 가시관, 두 손과 두 발이 쇠못에 찢어져 최후의 피 한 방울까지 흘리셨습니다. 주님, 나를 위하여 죽으셨거늘 내 어찌 죽음이 무서워 주님을 모르는 체하오리까? 다만 일사각오(一死覺悟)가 있을 뿐입니다."

주 목사는 결국 10년 징역형을 선고받고 평양 형무소에서 모진 고문 끝에 1944년 4월 21일, 49세의 일기로 순교했다. 이후 정부는 그의 공훈을 기려 1968년 건국훈장을 추서하고 국립묘지에 안장했다.

■ 유족 인사와 찬송으로 마무리
이날 예배에는 유족 대표로 주 현 박사가 참석하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주 목사가 평소 즐겨 부르던 찬송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94장)’와 ‘서쪽 하늘 붉은 노을(158장)’을 제창하며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렸다. 예배는 산정현교회 김관선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82주기 추모예배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혼란스러운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지켜야 할 참된 신앙의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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