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는 신학대학이라 데모할 일은 별로 없었다. 1996년 연대사건 이후로는 운동권도 거의 없어졌다. 하늘에서 삐라를 뿌리는 날벼락도, 사물놀이와 풍물로 박자를 맞추던 써클도, 혁명의 새날을 꿈꾸는 단체도 다 흐지부지 되었던 시절..
동작구청이 학교 기도실을 헐고 도로를 놓는다는 말에.. 어떻게 신학교의 기도실을 헐까, 그리고 실효성도 없는 도로를 놓아서 뭐할까 하여 시작된 데모.. 난 평화주의자이기에 안나가려 했으나 햄버거를 준다는 말에.. 그것도 맥도날드 라는 말에 참여하게 되었다.
동작구청 앞에 1천명의 학생들이 모여서 농성을 했고, 경찰들은 강제 해산을 시작.. 학생들과 경찰들이 대치하는 상황 속에서 체포조 경찰이 대열 속에서 손을 내밀어 내 멱살을 잡고 끌고 가려고 했다.
멱살을 잡힌 순간 참 많은 고민을 했다. 그냥 끌려가 주어야 하는가, 왜 하필 많은 사람들 중에 내 멱살을 잡았을까 등의 고민도 잠시.. 육체의 본능으로 멱살을 잡은 그의 손을 잡아 내 쪽으로 끌어 냈다. 그 전경도 참 운이 없지.. 왜 0.1t의 멱살을 잡았을까? 그렇게 맥없이 우리 쪽으로 끌려온 전경..
신학생들이라 우리쪽으로 끌여온 전경을 고이 보내드렸다. 털끗하나 상하지 않게.. 그런데 문제는 저쪽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돌아간 전경을.. 진압봉으로 때리기 시작한다. 자기편인데 무차별적으로 그 단단한 진압봉으로.. 헬멧을 쓰기는 했지만, 보호장구를 착용하기는 했지만.. 퍽퍽 소리, 그리고 그 전경의 신음소리..
그 때 부터 난 저항을 포기했다. 내가 본능에 따라서 반응하려고 했던 행동이 전경에게는 엄청난 폭력으로 임해서.. 그래서 잡아가라고 했다. 닭장차에 타서.. 노원까지 끌려가면서도 순한 양, 아니 돼지가 되었다. 나 때문에 죽도록 맞은 그 전경에게 미안해서..
폭력은 폭력을 낳는다. 그렇기에 꽃으로도 사람은 때리지 말아야 한다. 미얀마도 마찬가지이다. 반대한다고 해서, 문제 있다고 해서 때려서는 안된다. 평화롭게 행진하는 이들에게 폭력을 써서는 안된다.
미얀마를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미얀마에 평화가 있을 때까지 작정기도를 시작한다. 무작정 시작된 작정기도.. 폭력이 멈추고 그리스도의 평화가 임하길, 하나님의 능력의 손길이 군부의 어리석음을 깨우길, 잠자는 크리스천들이 일어나 하나님 나라 되길 함께 기도한다.
힘내라. 미얀마(나에겐 버마가 편한데), 일어서라 양군(랑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