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말이 있다.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홍두깨를 맞는 것과 같은 날벼락 상황을 말한다. 혼자만의 생각이나 당장의 욕망에만 매몰되면 사리분별을 못한다는 의미이다. 요즘 우리 총회의 상황이 아닌가 싶다.
새로운 총회 소집공고가 나오고 제103회기 총회 임원회의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이다. 지난 총회를 파하면서 남겨진 총회의 업무는 임원회에 맡겨졌다. 총회에서 정식 발효된 정상적인 위임 건 외에도 대내외적인 사안이 포함되었다.
지난 총회는 총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힘입어 큰 문제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제103회 총회가 내세운 변화의 일면을 보는 듯했다. 총회 임원회는 이러한 총대들의 신뢰와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을 것이다.
최근 이러한 분위기와 다른 상황이 전개되었다. 정치권에서 정권 말기에 권력 누수현상이 있는데 우리 총회에도 이러한 레임덕이 온 것이다. 총회장을 비롯한 임원회를 향한 근거 없는 비난이 생겨난 것이다.
논란은 터무니없는 이념논쟁으로 시작되었다. 그동안 우리 교단은 북한선교를 위해 기도하면서도 대북관계에 있어서 손 놓고 있었다. 남북관계나 북미관계의 급변에도 아무런 일이 없는 것처럼 지켜보기만 했다.
물론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예측하기가 어렵다. 북미 하노이 회담과 같이 잘 되는 듯 하다가도 결렬 될 수도 있지만 잘 되면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교단의 총회장으로서 하나님 나라와 북한 선교를 위해 좋은 방안을 찾아야 한다.
몇 차례에 걸친 이승희 총회장의 북한방문은 그러한 차원이다. 통일부를 통한 대북 창구도 마련했다. 가만히 있는 무사안일보다는 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을 개척한 것이다. 이러한 노력을 이념의 잣대로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북한을 방문한 총회장을 향한 비난은 물론 무책임한 헛소문을 퍼뜨리기도 했다.
청와대의 초청으로 교단장들이 문재인대통령을 예방하여 인사를 나눈 것도 문제 삼았다. 교회는 대통령과 국가를 위해 기도하고 정부를 향한 교회의 목소리도 내야 한다. 교회와 국가는 견제하면서도 함께 협력해야 한다. 이러한 총회장의 정상적인 활동을 문제 삼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 비난을 위한 비방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총회창립 107주년과 교단분열 60년을 맞이하여 지난 9월 1일(주일) 오후4시 안양시에 있는 평촌교회당에서 열린 “한국교회 회복과 연합을 위한 장로교(합동-통합) 연합 기도회”를 반 총회 적이라며 문제 삼았다.
소속도 불분명한 [정통 기독교회를 지키기 위한 WCC. WEA 반대운동연대]라는 단체가 연합기도회가 열린 평촌교회당 앞에서 선언문을 낭독하며 시위를 했다. 이 후 K모신문과 C모타임지가 비판기사를 싣기도 했다.
합동과 통합의 연합기도회를 반대하는 이유는 본 총회가 통합과의 강단교류를 금지했기 때문이라 했다. 1959년 제44회 총회시 WCC 참여 문제로 합동과 통합이 분열했다. 당시 우리 총회는 “에큐메니칼의 WCC와 영구단절한다.”고 결의했다.
WCC나 NCC와 관련된 단체는 물론 그 곳에 가담한 목사에 대한 초청금지 결의로 이어졌다. 강단교류는 신앙고백과 성경관, 구원관이 같은 고려파와 예성, 기성만 허용되었다. 본 교단의 신앙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적용하느냐 하는 것이다.
직접 WCC나 KNCC를 추구하는 사람이나 단체와의 전면적인 단절이 필요하지만 그 범위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제82회 총회는 “본교단과 신앙고백이 같고 성경관과 구원관이 동일한 복음주의적이고 개혁주의적인 신앙을 고수하는 건전한 교단은 해교회 당회장이 책임지고 교류하도록 한다.”고 결의했다.
이는 WCC와의 단절했지만 개별적으로 신앙고백이나 성경관, 구원관이 동일할 경우 함께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이는 고려파와 기성 예성 뿐 아니라 다른 교회나 교단에 대해서도 교류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지난 9월 1일에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출범 107주년을 맞이해 열린 “한국교회 회복과 부흥을 위한 장로교 연합기도회”도 이러한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합동과 통합 양측의 임원회가 추구한 것은 WCC나 WEA가 아니라 총회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한 것이다.
총회설립 107주년을 앞두고 분열된 교단들이 각기 자기만의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기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능한 일이지만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 보시기에는 어떨 것인가? 비록 분열되었지만 마음을 모아 함께 기도하는 것이 아름다운 일 아닌가?
총회 임원회는 신앙고백이 같고 성경관과 구원관이 동일할 뿐 아니라 한 뿌리였던 통합측 총회와 함께 기도했다. 시편 133편 1절의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라는 말씀을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이 북한과의 교류를 금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민족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대화하면서 노력해야 한다. 우리 교단과 통합 교단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무분별한 교류는 안 되지만 바른 믿음 안에서 서로 사랑하고 연합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바로 알지 못하고 트집과 비난을 일삼는 세력을 경계해야 한다. 성경의 진리를 모르고 편협된 자기생각에 매몰되어 자기만 의롭다 여기는 것이다. 표면으로는 정의와 진리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무지한 아집과 독선으로 매몰된 잘못된 행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