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번동 산골마을로 떠나는 여행에 나섰다. 녹번동 산골마을은 서울시 은평구 녹번동 71번지 일대에 위치한 마을이다. 녹번동 산골마을이 유명하게 된 것은 도시재생에 성공한 케이스로 소개되었기 때문이다. 마포구청에서 마련한 25인승 버스를 타고 녹번동에 이르러 가파른 산으로 올라가며 조금은 겁이 나기도 했다.
녹번동 산골마을이라고 해서 서울 시내에 산골짜기 마을이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버스가 좁은 산길로 올라가면서 산골마을이라는 이름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오해였다. 산골짜기에 있는 마을이어서가 아니라 산골(山骨), 즉 뫼산, 뼈골의 의미를 가진 마을이었다.
산골(山骨)이라면 산이라는 이미지와 뼈라는 이미지가 연결되면서 으스스한 느낌이 든다. 산골이 사람의 뼈일 것이라고 속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골마을을 소개하는 8분정도의 영상을 보았는데 보통사람들이 오해하기 쉬운 이러한 생각 때문에 일어나는 해프닝이었다. 이 영상은 도시재생에 대한 콘테스트에서 대상을 타기도 했다.
이 마을이 산골(山骨)마을이라고 불리게 된 유래는 산골이 많이 나는 마을이었기 때문이다. 산골이란 골절치료에 쓰던 약재광물인 산골(山骨)을 말한다. 이 마을에서는 1930년부터 산골을 채취했다. 지금도 90년 가까이 산골을 채취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본 기자도 이 곳에 와서 산골(山骨)을 사간 적이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33년 전 쯤 이었다. 인천에 있던 둘째누나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했는데 금이 간 뼈를 빨리 붙게 하는데 산골이 특효약이라고 했다. 그래서 녹번동과 응암동 사이에 있는 고개 옆에 있는 굴에서 판매하는 산골(山骨)을 사다 주었다.
[산골마을로 떠나는 여행]을 주관하는 도시재생활동가 협동조합에서 마을소개를 하던 중 실제산골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산골(山骨)은 조그만 알갱이 모양인데 직접 먹기가 부담스러워 가루로 만들어 복용한다고 했다. 가루로 먹기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캡슐에 넣어 팔기도 한다.
현재 산골마을 도시재생활동가 협동조합에서는 자립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청국장을 직접 만들어 네 덩어리에 만원씩 판매하고 있다. 연로하신 분이 대부분이어서 옛 방식 그대로 청국장을 만드는데 인기가 많다고 한다.
그 외에도 워크숍이나 회의, MT등 다양한 행사를 하는 사람들에게 산골마을 주민공동이용공간을 임대하고 있다. 숙박은 20인 기준으로 200,000원이고 산골마을의 자랑거리인 마을밥상을 1인당 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또 7개의 코스로 마을을 돌며 도시재생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녹번 산골마을 연락처 / 010-9123-3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