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경적상담학회(회장 이한석 목사)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2025년 5월 12일(월)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혜성교회 언더우드기념관에서 기념예배 및 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30년의 사역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감사하고, 앞으로의 사명과 방향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1부 예배 – 정명호 목사 “담대히, 그리고 오래 머물며”
예배는 이한석 학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찬송가 595장 ‘나 맡은 본분은’을 함께 부르며 감사의 고백으로 문을 열었다. 황성신 교수의 기도에 이어 이한석 목사의 성경봉독, 정명호 이사장의 설교가 이어졌다.
정명호 목사는 사도행전 14장 1~3절을 본문으로, 한국 사회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대적 상황을 언급하며 “반(反)기독교적 정서가 팽배한 가운데서도 바울은 ‘오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시간만 보낸 것이 아니라 의도와 사명을 가지고 계속 머물렀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성경적상담학회의 지난 30년을 그 ‘의지의 시간’에 빗대며, “사람들의 박수나 미래의 보장 때문이 아니라, 복음의 가치를 믿고 붙들었기에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어 “담대히 말하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성경적 상담 사역이 세상의 인식과 오해 속에서도 성경이라는 본질을 붙드는 담대한 행위임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고린도전서 15장 58절 말씀을 인용하며, “더 견고히 서서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자”고 권면했다.
2부 강연 – 정정숙 교수 “한국 성경적 상담운동의 역사와 방향”
2부 강연에서는 한국성경적상담학회의 설립자 정정숙 교수가 ‘한국 성경적상담학회가 걸어온 길’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먼저 한국에서의 성경적 상담운동의 역사적 뿌리를 짚었다. 1951년 임시수도 부산으로 귀국하는 배 안에서 ‘정신분석과 종교’를 번역한 이환신과, 연희대학교 신학부에서 목회문의학 강좌를 개설했던 이들의 초기 시도를 소개했다. 이어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목회상담을 전공한 한승호 목사가 국제대학 및 감리교신학대, 이화여대 등에서 상담학을 강의하며 국내 상담학의 기초를 다졌다고 설명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 상담학을 공부하고 귀국한 여러 인물들에 의해 한국의 상담학이 본격화되었으며, 이 시기에 칼 로저스 학파의 이론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이 가운데 정정숙 교수는 1970년대 초, 심리학 중심의 상담이론을 비판하고 성경의 관점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성경적 상담이론’을 한국에 소개했다. 이는 특히 개혁주의 신학의 틀 안에서, 심리학의 연구성과를 성경의 빛에서 해석하고 적용하는 시도로 이어졌다.
1995년 4월 15일 한국성경적상담학회가 정식 창립되었고, 앞서 1992년 설립된 한국상담선교연구원에서는 미국 CCEF를 모델로 한 상담 교육과정을 운영해왔다. 1994년부터 시작된 2년 4학기제 프로그램은 목회자, 사모, 여성 교역자, 평신도를 위한 실천적 상담훈련을 제공했으며, 실습과 인턴십, 수퍼비전을 포함한 실제적 클리닉도 진행됐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2001년 7월 26일, 총신대학교 상담대학원이 교육부로부터 정원 20명의 정규 과정을 인가받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그러나 정 교수는 강연에서 한국 성경적 상담운동이 여전히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을 지적했다.
1. 많은 신학대학원이 상담학을 선택과목으로만 다루며 기초 교육이 미흡하고,
2. 전문 교수진 확보가 어려우며,
3. 심리학 일변도의 상담 이론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성경과의 통합이 부족하다는 점을 꼬집었다.
또한 미국의 경우 상담사 자격을 얻기 위해 2,500시간 이상의 인턴십과 250시간 이상의 수퍼비전이 필수지만, 한국은 이런 실천적 기반이 미흡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앞으로 한국 성경적 상담운동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인재 양성, 현장 실천, 연구 성과의 축적을 제시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성경적 상담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이며, 사역의 우선순위를 바로 정하고 협력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3부 만찬 – 감사와 교제의 시간
행사의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만찬에서는 참석자들이 30년의 사역을 돌아보며 감사와 격려, 그리고 미래를 위한 협력의 의지를 나누는 교제의 시간이 이어졌다.
한국성경적상담학회는 지난 30년간 한국교회와 사회를 향해 성경의 진리를 토대로 한 상담사역을 펼쳐오며, 신학과 상담의 통합을 실현해왔다. 이번 기념행사는 그 헌신을 기념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새로운 30년의 시작을 선언하는 뜻 깊은 이정표가 되었다.